언론속의 국민
어째서 이 정부에는 마속(馬謖)만 있나? / 박휘락(정치대학원)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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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의 안보백신> 북한의 제반 시험발사는 성능개량일 뿐
특히 이번 사격에서 북한은 이 60cm 즉 600미리의 방사포의 발사속도를 크게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금년 8월 24일 최초발사했을 때는 발사 간격이 17분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31일에는 첫째 탄과 둘째 탄의 간격이 3분이었고, 이번에는 30초 간격이었다. 방사포는 기본적으로 최초 공격을 받은 적에게 숨을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하여 연속사격하는 것으로서 0.5초 간격으로 쏘기 때문에 30초 간격은 방사포로서는 느린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할 정도로 구경을 확대한 상태에서 30초 간격이라면 매우 위협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제반 시험발사는 성능개량일 뿐 이번 방사포 사격이 있은 후 언론이나 전문가들의 대부분은 이에 관한 북한의 의도를 나름대로 분석하여 자신의 지력을 과시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거나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거나 대내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러한 분석은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할 대마다 언급되는 상투적으로 해석이고, 이를 듣는 국민들도 그럴듯하다면서 수긍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맞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의미도 없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 의도를 어떻게 알 수 있다는 것인가? 메시지 해석보다는 우리의 대책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 것 아닌가? 2017년에 북한이 집중적인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도 그 때마다 우리 정부, 언론,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한국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고, 따라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아무런 자료도 없이 북한의 의도를 그럴듯하게 해석하여 국민들에게 아는 체 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에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한 것은 미국과 한국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핵무기와 미사일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번의 북한 방사포 시험발사에 대해서도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12월로 북한이 제시해둔 미북대화의 최종시한을 앞두고 미국에게 협상에 빨리 응하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하지만, 드러난 사실은 역시 미사일의 성능 개량이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Iskander) 미사일을 모방한 것으로 판단되는 요격회피 기동을 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저고도로 공격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400미리 방사포 시험발사에는 성공했는데, 이 600미리 방사포의 신속한 연발사격에는 성공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번에 시험발사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 방사포의 발사속도로 17분에서 3분, 3분에서 30초로 단축되었다. 우리 제발 반성하고, 고치자. 북한이 어떤 도발이나 도발적 행위를 할 때 근거없이 그 의도를 추정하고, 서로 똑똑한 체 하는 데서 벗어나자. 모르는 상황에서 아는 체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 있는 그대로 사실만 파악하여 대비하자. 북한이 어떤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 그것 우리에게 어떤 위협인가를 판단하고, 그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어떤 조치가 필요할 것인지를 도출해낸 후 그러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자. 북한이 올해 들어서 13번 시험발사를 했으면 우리 정부도 최소한 13번 정도의 회의를 개최하여 그 영향과 대비책을 강구했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는 북한의 의도를 미국이나 한국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마음대로 편하게 해석한 후 아무런 대비조치도 강구하지 않았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북한의 의도를 안다고 떠드는 사람들은 북한 전문가가 아니라 혹세무민하는 선동가에 불과할 뿐이다. ‘9.19 군사합의’는 이미 사문화된 상태 이번 방사포 사격에 대하여 국방부는 이것이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그것은 명백한 군사합의 위반이다. 2019년 9월 19일 남북 국방수뇌 간에 체결된 군사합의서를 보면 제1조에는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명백하게 위반하고 있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렇다면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군사합의 조항이 아니고, 심지어 6.25전쟁처럼 지상군으로 군사공격을 해도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우길 수 있다. 현재의 휴전협정과 달리 ‘9.19군사합의’는 상대방이 위반했을 때 그 위반사항을 누가 어떻게 제기하고, 그 후 조사를 어떻게 하며, 위반을 어떻게 처벌하느냐에 대한 명백한 규정이 없다. 그것은 이 군사합의는 조항 하나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합의의 정신이 중요한 즉 ‘신사협정’이라는 것이다.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일체의 행위는 모두 군사합의 위반인 것이다.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북한의 도발적 행위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아니라는 말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것이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고, ‘적대행위’이라는 것인가?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은 이 ‘9.19 군사합의’를 전혀 개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은 군사합의 위반이 명백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11월 23일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에서의 해안포 사격을 실시하였다. 군사합의서 제2조에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군사합의 위반이다. 심지어(?) 우리 국방부도 이번 북한의 해안포 사격은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 해안포 사격을 실시하고, 그것을 버젓이 보도한 것은 군사합의는 남한이 지키는 것이고 자신은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남한은 자신의 휘하에 들어왔고, 따라서 자신은 휘하의 남한과 대등하지 않아서 그 합의에 구속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남북한의 제반 합의는 체결 당시에는 양쪽이 너무나 소중한 것처럼 온갖 술수를 다하여 문안을 타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면서 사문화되고 말았다. 1992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는 그대로 하면 남북한의 평화가 금새 보장될 내용이지만 결국 사문화되었다. 북한이 지키지 않고, 그러자 한국도 일방적으로 지킬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국가들에게 적과의 합의는 자신이 유리할 때만 지키는 기만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김정은은 해안포 사격을 지시하면서 군사합의 위반이라는 점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고, 누군가 남한의 항의할 수도 있다고 했다면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당연히 우리만 ‘9.19 군사합의’를 금과옥조처럼 지킬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하여 폐기하자고 제안하거나 폐기를 공표할 필요도 없다. 동해안에 있는 방공포 사격 훈련장도 개방하고, 비무장 지대 주변에 대한 정찰도 점차 늘려나가면 된다. 북한이 위반하면 우리도 위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야 한다. 그러면 북한은 쌍방의 위반이 그들에게 더울 불리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것이고, 그들이 더욱 불리하다면 합의를 함께 지키자고 할 것이다. 우리가 준수할수록 북한은 더욱 군사합의를 무시하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안보라인 대부분이 ‘마속(馬謖)’이라는 것이 문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의 대응 자세이다. 안보상황은 국가의 존속을 위협할 정도록 심각한데, 우리 정부와 정부의 인사들은 이를 전혀 걱정하지 않고,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태평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혜에 취하여 북한, 동맹, 우방을 비롯한 모든 국제관계의 일들을 가볍게 보고 있다. 결국 이들의 자만, 경솔, 무책임성이 나라를 망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경솔한 방법으로 요충지를 방어하다가 상실하여 제갈공명과 촉(蜀)나라의 패망을 촉진시킨 ‘마속’과 같은 사람들이 현 정부에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참고로 필자는 안보에 관한 생각을 기준으로 여섯사지 형태로 국민들을 분류해봤다. 첫째는 ‘십만양병파’이다. 이들은 북한은 적화통일 야욕을 버린 적이 없고,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목적은 적화통일을 위한 것이며, 따라서 북핵을 포기시키지 못하거나 미국의 핵무기를 이용하여 북한과 핵균형을 이룩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공산화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북한의 모든 행동을 악의를 가진 것으로 의심하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만전지계(萬全之計)를 언제나 강조한다. 둘째는 ‘유성룡파’이다. 이들은 만전지계 차원에서 미리 대비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현 상황을 어느 정도 위중하게 보면서 주어진 여건 속에서 상황이 덜 악화되거나 다소 호전되도록 최선을 다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이러한 사람들로 인하여 극단적인 패망은 면하게 된다. 네 번째는 ‘아브라 카다브라파’이다. 이들은 남북한 체제경쟁에서 한국이 승리하였다고 믿고 있고, 결국은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믿는 사람들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체제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걱정하면 모든 일이 잘못되니 오히려 모든 일을 낙관적으로 생각하기를 권하는 사람들이다. 다섯 번째는 ‘콩깍지파’이다. 이들은 남녀가 눈에 콩깍지가 씌여 무조건 좋은면만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처럼,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고자 하지도 않고, 무조건 대통령이 마음에 드니 그의 말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대깨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들은 대통령이 말하는 ‘전쟁은 없다’ 평화시대가 도래했다‘라는 말을 전적으로 믿고, 안보걱정은 기우라고 생각한다. 여섯째, ‘깡통총각파’이다. 이들은 당장 먹고살기도 바쁜데 먼 미래까지 걱정할 여유가 어디 있나면서 아무런 고민없이 자신의 일에만 충실하는 사람들이다. 어느 나라든 이와 같은 다양한 부류의 사람이 존재할 것이지만, 대부분의 정부는 십만양병파와 유성룡파가 다수를 차지하면서 제갈공명파가 일부 존재하는 조합을 이루게 될 것이다. 정부의 기본적인 임무가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확실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국민들은 안일을 요구하고 정부는 국민들에게 다소간 희생하더라도 철저히 대비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인사들은 보면 십만양병파는 전혀 없고, 유성룡파도 눈을 찾고 봐도 없는 것 같다. 대부분이 제갈공명파나 아브다카다브라파이고, 콩깍지파도 적지 않다. 심지어 일반 국민들에게나 볼 수 있는 ‘깡통총각파’도 상당한 것 같다. 그러니 국가안보 정책이 어떻게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가? 그래서 현재 한국은 정부가 태평성세를 주장하고, 국민들은 걱정하는 역전의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현 정부의 제갈공명파들의 대부분은 마속으로 판명되고 있다. 그들은 북한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압박은 전혀 효과가 없고, 우리가 북한에게 잘해주기만 하면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은 물론 평화도 금방 도래할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다. 북한의 의도를 속속들이 아는 것처럼 자랑했지만, 이제 북한은 그들을 상대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 말을 듣다가 동맹도 약화되고, 우방도 잃어가고 있다. 나라의 운명이 그들 지적 유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나라가 공산화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마속이 아리라면 한가지라도 잘한 결과를 제시해보라. 나가며 현 정부와 주요 인사들은 자신은 제갈공명이라로 착각하지만 ‘마속’ 보다도 더욱 못한 사람이 대부분인 것 같다. 더구나 이들의 대부분은 ‘스톡홀름 신드롬’이라는 잘못된 병에 빠져 있다. 전 세계가 나쁘다고 평가하는 북한을 오히려 흠모하고 있으니, 유괴당한 여자가 유괴범을 옹호하는 것과 유사하지 않은가? 제발 제갈공명의 망상에서 벗어나 원칙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북한을 인식 및 대비하자. 북한의 독재자를 찬양할 것이 아니라 그가 통치하고 있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보고,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궁핍을 보고, 북한 정권의 전체주의적 통치를 보라. 그리고 북한의 적화통일 야욕이 전혀 변화하지 않았고, 기회만 있으면 남한을 무력 적화통일하려고 한다는 사실도 제발 인정하라. 필자는 현 정부의 인사들에게 정말 묻고 싶다. 왜 대통령이 되었고, 장관이 되었고, 공무원이 되었는지? 돈을 벌려고 되었는가? 과거 어느 정부에서 회자되었듯이 어쩌다보니 공무원이 되었는가? 최소한 나라를 망하게 하려고 공무원이 되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국가안보를 걱정해야 한다. 정말 걱정이 되지 않는다면, 스스로 물러나 걱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나중에 자신의 자식과 손자들이 공산치하에서 허덕일 때 그 때 미안하다면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원문보기: http://www.dailian.co.kr/news/view/848215/?sc=naver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본교 소속 구성원이 직접 작성한 기고문이기에 게재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