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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해에 근거한 중대범죄 촉법소년 연령하향 정책 / 윤동호(법학부) 교수

 

윤동호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

 

 

현 정부가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13세에서 12세로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가 했더니, 중대범죄에 한정해 이를 시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촉법소년이란 말은 전문언어이지만 일상언어처럼 자주 거론된다. 이는 ‘형벌 법령에 저촉(抵觸)되는 행위를 한 10~13세 소년’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촉법소년은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하므로 형벌을 내릴 수 없다. 그렇다고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보호처분 중 가장 무거운 최대 2년 소년원 수용 처분도 받을 수 있다.

 

촉법소년에게 부과되는 처분을 보호처분이라고 부르니 촉법소년의 범죄로 피해를 본 사람은 물론 촉법소년 자신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오해하는 것 같다. 흔히 ‘촉법소년=불처벌’이라고 인식하므로 촉법소년은 범행소년으로, ‘보호’처분은 ‘보안’처분으로 각각 부를 것을 제안한다. 촉법소년은 법률언어가 아니어서 개정의 필요성도 없다.

 

중대범죄를 저지른 13세 소년을 형사미성년자인 촉법소년에서 제외해 형벌을 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 가장 무거운 형벌은 최대 20년 유기징역이다. 범죄소년은 형벌을 받을 수도 있고 보호처분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 중 징역형은 얼마나 받을까.

 

2024년 범죄소년 6만1729명 중 약 1%인 649명이 부정기형(상한과 하한이 있는 징역)을 받았다. 최대 20년 징역을 받은 소년은 없다. 따라서 중대범죄를 저지른 13세 소년에게 형벌을 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무거운 부정기형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형사미성년자 제도는 일정 연령 미만의 사람은 그 사람을 개별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책임능력이 없다고 간주한 것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13세의 책임능력은 부정되지만 중대범죄를 저지른 13세는 예외적으로 책임능력이 인정된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13세가 저지른 범죄 유형에 따라 13세의 책임능력이 달라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범죄 유형에 따라 형사책임능력 여부를 달리 평가하면 평등원칙에 어긋난다. 본질이 동일하므로 평가도 동일하게 해야 한다.

 

중대범죄 촉법소년 연령 인하 정책은 엄벌주의를 배경으로 한다. 많은 사람은 범죄에 대한 처벌이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며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로 인해 형법이 우리 사회 통제정책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형법의 보충성원칙과 형벌의 최후수단성원칙에 어긋난다. 처벌은 피해자 보호의 시작에 불과하다. 끝이 아니다. 국가는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엄벌주의의 범죄 예방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중대범죄를 저질러 형벌을 받은 13세 소년도 처벌이 두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13세 소년이 형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중대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중대범죄가 아닌 범죄는 두렵지 않아 쉽게 저지를 것이라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촉법소년 엄벌과 겁주기 논의를 앵무새처럼 반복할 것이 아니라 소년범죄 원인의 분석과 이에 맞는 대책과 함께 소년사건 처리 체계의 대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