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대학생 창업' 하면 떠올리는 것이 인터넷 창업이다. 인터넷 창업은 오프라인에 비해 초기 자본금이 적게 든다는 점과 다양한 아이템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학생들이 한 번쯤 관심을 가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막연한 아이템과 충분한 사업계획 없이 창업에 뛰어 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연 매출 200억원의 패션 쇼핑몰 신화를 만든 '대한민국 대표멋남' 박준성(경제학과 99). 그는 초기 자본금 70만원으로 패션 쇼핑몰을 시작해, 이제 의류제작사업과 중국 시장 진출 등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과연 그의 성공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지금부터 대한민국 대표멋남이 알려주는 그만의 사업 노하우를 만나보도록 하자.
- 패션 쇼핑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사업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 인터넷 창업에 관심이 많아서 e-비즈니스 학과 수업을 들었었어요. 초기에 창업자금이 많이 없어서 제일 접근하기 쉬운 쇼핑몰 창업을 선택했고요. 군대 다녀와서 2년 동안 공부하다가 2005년도에 휴학을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죠.
- 경제학과에 재학 중에 사업을 시작하셨잖아요. 대학생으로서 창업한다는 게 어려움도 많고 결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저는 자금 없이 시작한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였어요. 부산에서 자취하며 부모님께 용돈 받아쓰는 굉장히 평범한 대학생이라 초기 자본금이 없었죠. 저도 나름 학점관리도 하고 토익공부도 하고, 취업난에 고민도 하면서 항상 도서관에 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근데 '과연 이게 내가 원해서 하는 건가?' 하면서 주변에서 하니까 나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날, 학교 앞에서 술 한 잔 하면서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작년에도 한 고민을 지금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어요. 1년 동안 변한 게 없었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충분히 고민하고 창업을 하기 위해 휴학을 결심했어요.
- 쇼핑몰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친구들은 토익시험 자소서 쓰며 취업 준비에 바쁜데, 저는 집에서 컴퓨터만 하고 있어서 힘들었었죠. 당시에도 쇼핑몰이 포화상태였는데 동기들은 반신반의 하면서도 "넌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응원해줬어요.
그러던 차에 과 후배들과 친구들이 학교 축제 때 자리를 마련해줬고 티셔츠를 팔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티셔츠 사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제학과 과 티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도 받았어요. 과티를 만들어주고 50만원을 받고 그 돈으로 또 다른 일들을 할 수 있었어요. 지금도 아이들한테 참 고마워요.
- 자본금 70만원으로 시작해서,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서 패션지도 발행하고 운영하면서 점차 성장할 수 있었다고 들었는데, '멋남닷컴'의 초창기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자본금 70만원이 누나의 월급의 반이였어요. 누나 월급의 반을 빌려서 시작한 거죠. 패션 쇼핑몰이라는게 옷도 사야 되고 사이트도 만들어야 되고, 돈이 많이 들어서 굉장히 연구를 많이 했어요. 그 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게 학교에서 배운 '사업계획서' 쓰기였어요.
경영학 마케팅을 부전공으로 하면서 '사업계획서'를 쓰는 수업을 들었었어요. 그 때는 몰랐는데 휴학하고 창업을 준비하면서 사업계획서가 실생활에 굉장히 도움 되는 것을 느꼈죠. 6개월 동안 사업계획서를 구체적으로 쓰고 계속 수정하면서 커뮤니티를 열어서 사람들을 모았어요. 그 당시에는 초창기에는 남성 패션커뮤니티는 우리밖에 없었어요. 사람들이 와서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운영자인 멋남이 먼저 옷을 팔아봐라"라는 의견이 자연스레 형성되었죠.
사실 이것도 사업계획서에 미리 준비해 놓은 계획이었어요. 운영자로서 유도한 것도 있었지만 카페 시절에도 학교 친구들이 잘 도와줬어요. 지방에서 올라와서 학교생활을 꽤 열심히 한 편이였거든요.
- 쇼핑몰이 성장할 수 있었던 선배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첫 번째, 사업계획서예요. 최대한 꼼꼼하게 잘 준비해야 돼요. "네가 계획한 사업을 이야기 해줘봐." 하면 "머릿속에 있다."고 하는 사람들 중 잘 된 사람도 있지만 극히 일부분이에요. 우리는 아마추어라서 사업계획서를 굉장히 자세하고 꼼꼼하게 써야 해요. 방문자 수, 홍보수단, 마케팅방법, 자본금, 어떤 사이트를 벤치마킹할지까지, 저는 10년 계획을 이미 다 세워놨었어요. 사업계획서를 쓰면서 덕분에 자신감도 생겼고요.
두 번째는 긍정적 마인드였어요. 그동안 사무실 불이 나서 옷이 전부 타버렸던 때도 있었고 수없이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3년 동안 친구들과도 못 만나고, 힘들고 잠도 못자고, 이런 걸 다 이길 수 있었던 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 때문이었어요.
- 온라인 쇼핑몰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000이다.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고 생각해요. 온라인이란 가상공간에서 물건을 보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신뢰가 굉장히 중요해요. 카페를 운영했을 때도 몇 개월 동안 신뢰를 쌓고 물건을 제시했을 때, 티셔츠 2장을 올리자마자 5분 만에 팔렸어요. 그 신뢰가 쌓여 소비자들이 받았을 때 '확실히 네가 팔아서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어요. 지금도 공장에서 물건을 받아오면 실밥을 따고 이런 확인 과정을 거치고, 최대한 빠르게 배송하려고 해요. 이것 모두가 신뢰를 쌓는 중요한 요소들이니까요.
- CEO가 되었지만 지금도 직접 모델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근데, 제품 사진들을 보면 하나의 화보를 보는 것 같아요. 사진은 패션 쇼핑몰의 경쟁력이기도 하잖아요, 촬영 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제가 모델을 한 건 1인 기업이었기에 셀카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어요. 초창기에는 친구를 불러서 누나의 하얀색 옷장 앞에서 앞면 옆면 뒷면을 찍어서 팔았어요. 그 때는 오로지 제품으로 승부할 때였고 많은 사람들에게 최대한 제품을 잘 보여줘야 했어요.
지금은 이제 길거리나 야외촬영을 하면서도 다른 모델들에게도 부탁해요. 모델포즈는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자고요. 길거리에서 그냥 지나치다가 보는 쟤 멋있는데 정도로 생각하게.
전문 사진기사 4명과 스타일리스트 2명이 있어요. 사진을 보고 구매욕을 일으키는 것도 중요하기 떄문에 전문화되게 해서 촬영하고 있어요.
- 부건F&C가 해피빈 기부 등 사회 환원 등을 시작한 걸 보면서 인상 깊었어요. 멋남의 사회 환원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 기대해도 좋을까요?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사회 환원 활동들을 계획하고 있어요. 국민대학교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도 줄 계획이에요. 사실 개인적인 부를 축적하고 싶은 욕심이 없어요. 저 같은 경우는 자본 없이 시작해서 앞으로 나가고 있고, 이렇게 사업을 할 수 있고 많은 직원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감사한 거 같아요.
이번에도 <머니투데이 대학생 영상공모전> 에 후원을 하게 되었고요. 복학해서 우리 학교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교수님들과 논의해서 장학금을 줄 계획이에요. 제가 처음 일할 때 누나의 월금 70만원이 희망이었어요. 누나가 월급의 반을 주었을 때, 그게 희망이었고 용기가 생겼기 때문에 저도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싶어요.
- 오프라인 매장 운영과 해외진출 등 조금씩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쇼핑몰로 시작을 했지만 앞으로는 제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생각이에요. 중국 진출계획이 마무리 되었고 이제 중국에서 브랜드 런칭을 앞두고 있어요. 일단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돌아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어요. 한국의 유니클로 같은 걸 만드는 게 꿈이라서 제작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요. 이제 수출이나 해외 런칭 사업이 주가 될 것 같아요.
- 쇼핑몰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나 하고 싶지만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이건 완전히 올인을 해야 하는 사업이에요. 학업과 병행한다거나 투잡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뛰어드세요. 쇼핑몰 시장은 지금도 잘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요.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고, 자기가 잘 할 수 있을지 분석하고 공부하면서 이기고 따라갈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요.
근데 많은 사람들이 환상만을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도 많아요. '나는 옷 좀 아니까' 등 이런 생각만 가지고 시작한다면 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쇼핑몰은 진입장벽이 낮고 경쟁도 심해서 자기만에 무기가 있어야 해요. 진짜 하고 싶은데 주저하고 있다면 정말 하라고 말하고 싶구요.
- ‘연 매출 200억 기업의 CEO가 되었는데, 과연 복학을 할까?’라는 의문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복학계획과 국민대학교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인생에서 사업과 돈, 이게 전부는 아니잖아요. 우리 후배들과도 같이 학교생활도 하고 싶고, 더 늦기 전에 졸업해서 학사모를 쓰고 싶어요. 복학 계획이 2년 전부터 있었는데, 일 때문에 계속 미뤄졌어요. 앞으로 3학기 남았는데 내년에는 꼭 복학하고 싶어요.
캠퍼스의 낭만이 조금은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워요. 대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최대한 대학생활을 즐겼으면 좋겠고, 학교를 다니고 학과를 다니며 내 꿈이 무엇인지를 찾으면 좋겠어요. 대학시절이 그냥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꿈을 정확하게 가지고 그 꿈을 확실하게 적립하는 기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는 '신뢰'였다. 신뢰를 바탕으로 온라인 사업의 한계를 뛰어넘고, 이제는 한국의 유니클로를 꿈꾸는 CEO 박준성. 이웃과 나눌 줄 아는 진정한 대한민국 대표멋남인 그가 세계를 대표하는 멋남이 될 날이 멀지 않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