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FF Magazine] Project - 미얀마 선언
 


 
'춘필름‘의 제작자이자 감독이며 종종 출연진으로 얼굴을 내밀기도 하는 최신춘은 1986년 생, 올해로 스물넷이다. 한국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영상연출과 3기 졸업생. 인간사의 다양한 사건과 판례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법학이 영화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국민대학교 법과대학에서 공법학을 전공했다.
올해 2월 졸업 후 한예종 영상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단편영화 <오렌지 마말레이드(2003)>로 고등학교 시절에
벌써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작품을 상영했으며, 이후 대학 재학 시절에는 다큐멘터리 위주의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가장 최신작은 대학생의 아르바이트 처우 개선을 다룬 다큐멘터리 <알바당 선언(2008)>. 이 작품으로 최신춘은 ’2008 RTV 대학생 영상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2009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신작전에 상영되는 영광을 안았고, 전 국민이 즐겨 찾는다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오늘의 영화 코너에 소개되기도 했다.
 
 
 
최신춘의 ‘춘필름’이 FF를 통해 지원받고자 하는 프로젝트는 <미얀마 선언>이라는 다큐멘터리다. 최신춘이 <미얀마 선언>을 찍기 위해 민주화 운동이 한창인 미얀마로 떠나려는 것은 아닐까 오해하지 말 것. <미얀마 선언>은
‘미얀하지만 우린 아마 안 될 거야’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88만원 세대에 관한 이야기다. ‘너희는 88만원만 받으며 살게 될 거야’라는 조롱을 받으며 사는 최신춘 세대의 고민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작품 활동과 삶에 대한 모든 것을 종합하는 다큐멘터리가 바로 <미얀마 선언>의 정체다.
'미얀마 세대‘는 ’88만원 세대‘라는 개념에 대항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갖게 되는 직업은 틀림없이 비정규직이며 월급은 88만원씩 받게 될 것이지만 너희는 그것도 모르고 토익 공부나 하고 있지?”라는 것이 ‘88만원 세대’의 정의라면, “미안하지만 우린 아마 잘 안 될 거고 우리도 이미 그거 알고 있거든?”이라고 ‘썩소’를 날리며 사회와 자기 자신을 조롱할 수 있는 세대가 바로 ‘미얀마 세대’의 정의다. 최신춘은 이러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스물넷 동갑내기 친구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고민을 들어보고, 20대 문제를 고민하는 정치인과 학자를 만나 그들의 주장과 해법도 들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88만원 세대’ 하면 떠오르는 우울하고 답 없는 모습을 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낙천적이고 농담처럼 생각하는 그들의 명랑한 모습으로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
 
 
‘춘필름’은 사회를 담는다. 최신춘은 스스로 사회참여적인 아티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일찌감치 영상을 만들어왔다. 고등학교 시절과 달리 대학 시절에는 작품을 함께 관람하고 평가해 줄 선생님과 친구들이 부재했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제작비 또한 문제였다. 영화를 찍는 데는 엄청난 예산이 들기 때문에 영화제작은 잠시 보류하고, 캠코더 하나만 있어도 제작이 가능한 다큐멘터리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렇게 작업한 다큐멘터리로 각종 공모전에서 상을 받는 순간이 아무래도 작품 활동을 하며 가장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다.
 
 
 
그녀는 FF의 프로젝트 지원 소식을 듣자마자 작업에 착수했다. 2010년 1월 현재 다큐멘터리의 약 60%가 제작된 상태. 프로젝트 신청과 동시에 포스팅을 해왔다는 그녀의 블로그 '춘필름(http://filmisdead.tistory.com/)'에 제작일지 일부가 공개되어 있다. 앞으로 더욱 다이내믹한 촬영기와 에피소드, 다큐멘터리에 대한 그녀의 시각 등이 포스팅 될 예정이라고 한다. <미얀마 선언>은 그녀가 지인을 포함한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공개하는 작품이다. 사람들의 반응에 갈증을 느껴온 그녀는 이 창구를 통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약간은 흥분된 눈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진학해 영화연출을 전공할 예정이지만 최신춘은 ‘영화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원하지는 않는다. 그저 그녀가 지금까지 가져온 열정을 발산하고 유지할 수 있는 작업을 이어가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직업보다 중요한 건 작업에 대한 열정과 끈기라고 생각한다. 기발하고 기괴하고 위트 넘치는 영화를 제작하는 ‘웨스 앤더슨’ 감독과 역시나 기발하고 열정 넘치는 뮤지션 ‘레이디 가가’의 멘토링을 받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소박한(?) 꿈이자 소원이다.  
 
글 / 임유미(FF)
사진 / 나승(Nathing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