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국민대의 연애! 우리가 책임져 주마! '훈민대 연애가 뭐죠?'

 

힘든 고등학교 수험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입학한 대학교. 지난 힘들었던 입시 생활은 이제 추억에 묻고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만남을 기대했던 날이 대학생이라면 한번 쯤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학교 집 학교 집을 반복하며 대학생활을 보내는 학생들이 있다. ‘대학 생활에서 즐거움은 뭐지?’ ‘대학에 와도 별 다를 게 없잖아?’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들이 뭉쳤다. 국민*인들의 대학생활을 더욱 재미지고 유쾌하게 해 줄 ‘훈민대! 연애가 뭐죠?!’

 


Q. 훈민대에 대하여 소개해 주세요.    

훈민대는 원초적으로 학생들을 매칭 시켜주고 연애상담을 받아주는 페이스북 페이지였는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 학생들에게 좀 편리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도록 운영을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라디오 등의 컨텐츠를 하면서 페이지 운영을 했었죠. 관리 같은 경우는 10명 정도의 소위 큐피드라고 불리는 관리자들이 자신의 역할을 맡고 일을 하고 있죠. 예를 들어 조형대 소속 관리자는 포토샵 작업을 주로 한다던가, 컴공과 관리자는 앱 개발을 전적으로 맡는다든가 하는 형식이죠. 저희는 글하고 사진만 올리는 것보다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싶었기 때문에 연애사연을 받는 라디오 진행이나 국민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이하 국대전) 의 글을 읽어주는 영상을 만들었었어요. 생각보다 학우 분들이 굉장히 좋아하셔서 저희도 큰 보람을 느낀 것 같아요. 영상은 편집이 서툴러서 하나를 만드는데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힘든만큼 많이 좋아해주시니까 더욱 힘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훈민대페이지가 종합적으로 잡고있는 큰 콘셉트는 학우분들께 재미를 주는 것이고, 작은 콘셉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연애를 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느냐.' 라는 메세지를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콘셉트에 따라 활동을 하는 페이지가 훈민대페이지입니다.

 

 

Q. 훈민대를 만드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처음에 이걸 개설 했을 당시에 왜 만들었을까를 많이 고민 해봤는데, 저희는 본격적으로 활동할 때부터 연애상담을 해왔었어요. 상담 경험이 쌓여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는 과정에서 다들 아픔을 경험하는 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었습니다. 사실, 여기 있는 관리자들 대다수가 저희에게 상담을 받은 내담자였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에는 그 중에서도 황당하고 충격적인 케이스로 헤어진 분들이었어요. 저도 역시 그러한 상처가 있고요. 제가 이걸 왜 만들었는지 처음에는 계기가 없었지만,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생겨난 것 같습니다. 저희 페이지의 모토는 ‘나보다 아프지 마라, 나보다 즐거워하라 입니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보다 아프지 말라고 상담을 하는 것이고 저희보다 즐거워하라고 며칠 전부터 머리 싸매고 이벤트를 하는 것 같습니다.

 

 

Q. 학교 자치기구와 함께 한 활동들이 눈에 띄어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학교홍보대사인 국희와도 한번 했었고 국민대 총학생회와도 한번 했었어요. 국희와 함께 진행한 이벤트는 스승의 날을 기념해서 한 행사인데요. 용두리에서 포스트잇에 감사인사를 쓰면 국희샌드와 음료수를 나누어 주는 이벤트를 함께 했었죠. 총학생회와는 남탕, 여탕 이벤트를 함께 했었는데 선거함을 하나 빌려서 그 안에 나무판자를 설치해서 관리자의 손만 보이는 식으로 관리자가 한명씩 들어가 있어요. 그러면 안에 이성의 번호가 적힌 종이가 쭉 있는데 그 중에 느낌이 오는 이성을 한명만 골라서 번호를 가져갔었죠. 번호를 가져갈 때 핸드폰 번호도 개인정보라 어떤 사람이 적은건지 알아야 추후 관리를 할 수 있으니 가져가는 번호 옆에 학번, 학과, 이름을 쓰고 가도록 했어요. 간략히 이렇게 진행되었던 행사인데 재미있었던 건 남탕, 여탕이 콘셉트이다 보니 수건으로 양머리를 하고 반바지 반팔을 입고 있었는데 총장님이 지나가면서 ‘여기는 뭐하는 덴가...?’ 라고 물으셔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네요.

 

▲낭자와 함께 한 활동

 

Q. 창업지원단 스타트업 기업들과 한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낭자라는 공예를 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있어요. 낭자와 함께한 행사내용은 학생들에게 음료수를 나누어 주는 행사였는데 음료수에 이성의 번호를 적어서 나누어줬어요. 만약 그 둘이 커플이 되면 커플링을 직접 만들어 주겠다는 행사였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빨리 커플이 탄생하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커플링을 만들어 드리지 못했어요. 그 밖에도 앞으로 다양한 국민대 스타트업 기업들과 함께 이벤트를 준비중에 있어요.

 

 

Q. 다른 학교와 진행한 행사도 있어요! 어떤 행사였나요?

덕성여대와 진행한 이벤트였습니다. 저희가 덕성여대 총학생회와 직접 연락을 취한 후 음료수를 덕성여대에서 직접 나누어 드리는 이벤트를 했었어요. 음료수 밑에는 남학생 번호들이 적혀있고 그 번호에 연락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됐었죠. 생각보다 반응이 굉장히 좋아서 이런 다른 학교와 연결해서 하는 이벤트들은 앞으로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Q. 그 외에 기억에 남는 행사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것은 산장미팅처럼 기획했던 이벤트에요. 방송프로그램 '짝' 처럼요. 1박 2일 동안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모아 참가자 6명 관리자 4명이서 대성리로 MT를 갔어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랑 가서 참가자 분들이 무슨 일 생길까봐 무서워할 만도 한데 관리자의 얼굴이 확실히 나와 있고 신원도 확실해서 잘 참여 해 주셨던 것 같아요. MT를 가서는 저희가 참가자 분들에게 심부름과 같은 미션도 주고 짝지어서 요리대결도 했어요. 요리대결을 진행한 그 짝대로 MT가 끝나는 날까지도 좋은 분위기였는데 끝난 후에는 서로 어떻게 잘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웃음) 재밌게 끝났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3:3말고 한 7:7 정도로 가려고 생각중이에요. 이와 비슷하게는 입학을 안한 15학번 친구들을 상대로 5:5 미팅을 했었는데 저희가 MC처럼 계속 진행을 했었어요. 미팅 주선만 해주고 '너희들끼리 잘해봐라' 라는 식이 아닌 미팅 게임부터 장소, 진행까지 다 저희가 기획을 해서 실행을 했었죠. 그 날 정말 난장판이 무엇인가를 뼈저리게 느꼈던 것 같아요. ‘미팅 주선은 정말 조심해야겠다.’ 라는 것을 많이 느껴서 이 일도 기억에 남네요.

 

Q. 상담 중에 기억에 남는 상담은 없나요?

때때로 직접 찾아가서 상담을 하기도 한답니다. 상담 내용을 정확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저희가 상담 받던 분 중에 지금 마포대교라고 하셨던 분이 있으셨어요. 그게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 당시 사귀던 상대 남성이 바람피우는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는 내용이었어요. 둘이 같이 모텔에 들어가는 것까지 보고 충격을 받아 마포대교를 갔다는 말씀을 하셔서 저희가 차를 타고 마포대교까지 가서 직접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하소연을 들어 준 거죠. 그 이후에 그분께 '마음 정리하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상담 중에는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이었어요.

 

▲훈민대 페이지 사용자가 만들어준 캐릭터 '훈린이'

 

Q. 훈민대의 지향점은?

사람들이 우리 페이지는 '연애 관련이다. 어떤 관련이다.' 등 정체성으로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을텐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저희의 모습이 안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학생 분들이 저희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이게 무슨 페이지야?’, ‘뭐하는 페이지지?’ 이런 말이 나오면 정말 가슴 아플 것 같아요. 학생 분들이 생각해주시는 그 모습 그대로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향점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 페이스북의 연애 페이지를 보시면 너무 무겁거나 가벼운 경향이 있어요. 저희가 다른 연애페이지들과 다른 점이 저희는 그 중간선을 지금 딱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이별 관련해서 저희에게 상담도 많이 받으세요. 또 사랑을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그 점을 차이점으로 계속 가지고 가고 싶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저희랑 똑같은 목적의 페이지가 다른 학교에서도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대나무숲’이나 ‘대신 전해드립니다’ 이런 페이지는 다른 학교에도 많은데 저희 같은 페이지는 많이 없잖아요. 저희가 그런 페이지의 시발점이 되어 다른 학교에도 퍼져 나가서 같이 교류하고 더 큰 행사를 기획 해 보고 싶어요.

 

Q. 페이지 이용자나 국민대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부도 스펙도 중요하긴 하지만 고등학교 때까지 힘들게 고생하면 들어온 대학교잖아요? 내가 지금 고등학교까지 고생해서 학교에 왔는데 또 공부를 해야 하잖아요. 저희는 들어오는 학생들마다 ‘대학 들어가면 남친, 여친 다 생겨~’ 같은 망상이 아니라 환상을 심어주고 싶어요. 저희가 ‘너희들도 연애를 해야 되지 않겠냐? 우리가 도와줄게!’라고 말을 하면 학생 분들이 ‘아 그래 속는 셈 치고 그냥 한번 해보자!’ 이런 식으로 저희에게 다가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불안한 사회와 미래 속에서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한 때지만 불안 속에서도 사람이 웃으면서 즐거워하며 살 수 있잖아요. 저희가 그것을 도와드리고 싶어요.

이런 것 뿐 아니라 연애 문제가 있을 때도 언제든 저희를 찾아 주세요. 만약에 CC하고 헤어지면 자기의 이미지가 어떻게 보일지 궁금한 경우가 있잖아요. 막상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볼 수 없으니 익명으로 저희에게 연락 오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가 조언해주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담자 분들은 굉장히 좋아하세요. 그냥 그렇게 힘든 일이 있을 때 찾아 올 수 있는 부담 없는 페이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픈 게 있으면 말하고 숨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도 상담 센터가 있지만 전문가가 해주는 상담이 아니라 정말 친구가 필요할 때, 내 얘기를 들어 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을 때 저희를 찾아주세요. 만약 큐피트 중에 그 상담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상담을 해주거든요. 메세지로 술주정 부리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다가 큐피트가 된 사람도 있지요.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부담없이 찾아와 달라.' 그런 메시지를 학우분들께 보내고 싶어요. 언제든지 친구와 말동무가 되어드릴 수 있어요. 저희는 많은 학생 분들과 부담 없이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만났던 훈민대 관리자는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에너지 넘치는 청년이었다. 자신이 갖고 있던 철학을 실제로 행동하는 그의 모습은 만만치 않은 현실을 수긍하는 보통 사람들과는 약간 달라 보이기도 했다. 사랑 또는 연애에 지쳐 힘든 이들이 있다면, 이들에게 가서 조언을 구해보는 건 어떨까? 관리자들의 조언을 듣기도 전, 자신 마음 속에 있던 응어리를 풀어 놓는 것만으로도 한결 가벼워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