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진실 혹은 거짓 #8] Ant-Man, 존재 할 수 있을까?

얼마 전 재개봉한 영화 ‘Back To The Future’의 장면과 현재의 일상을 비교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15년 전 예상했던 미래 모습이 지금의 모습과 얼마나 다를지 분석해 보니 미래 대부분의 기술이 실현되었던 것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과학기술은 더욱 더 발전하여 왔고 우리는 엄청난 발달 속도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어쩌면 영화 ‘앤트맨’에 나온 자유자재로 작아졌다 커지는 기술이 또 다시 미래에는 공상이 아닌 실제로 이루어 질 수 있지 않을까? 그 가능성과 과학적 원리에 대해 국민대학교 나노전자물리학과 이혁재 교수에게 물어보았다.

 

 

Q. 영화 앤트맨에 나온 것처럼 실제로 작아지고 늘어나는 것이 가능한가요?

작아지려면 작아 질 수 있어요. 원자속의 핵과 전자의 상호작용 이런 것들이 구성을 이루어 결합을 하여 분자를 이루고 분자들이 모여서 물질을 만들고 물질들이 모여서 물체를 만들죠. 따라서 우리 몸의 구성도 원자라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원자의 사이즈는 1옹스트롬 정도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1옹스트롬은 10-10m, 즉 천만분의 1mm인데 이것이 나노미터 보다 1/10 작은 크기이죠. 그리고 그 작은 공간 안에 10-15m 정도의 핵이 있고 그 주변에는 비어있어요. 그 비어있는 공간은 원자의 크기가 10-10m이고 10-15m의 핵이 중간에 있으니 그 사이에 공간이 핵의 10만 배 정도가 차이가 나는 엄청난 공간에 전자들이 산재해 있죠. 우리가 정말 작은 공간까지 볼 수 있다면 그 사이의 넓은 공간들이 있기 때문에 원자로 이루어진 우리의 몸도 거의 빈 공간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어요. 따라서 그 넓은 원자와 원자사이의 공간과 전자와 전자의 공간들을 특정한 방법으로 우리가 줄일 수 있다면 공간이 어느 정도 수축될 수는 있어요.

 

Q. 그렇다면 한계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문제는 모든 물체의 질량은 보존되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다시 말해 앤트맨의 몸무게가 80kg이라면 개미만큼 줄어들었다 해도 질량은 보존되어야 하기 때문에 앤트맨은 계속 80kg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 질량과 크기를 동시에 줄이고 싶다면 질량을 에너지로 바꾸어야 하는데, 여기서 쓰이는 식이 E=MC2으로 잘 알려져 있는 아인슈타인의 공식이에요. 상대성이론으로 알려진 이 공식은 핵융합과 핵분열을 이용해 질량을 에너지로 바꾸는 식이죠. 여기서 C는 빛의 속도인데 C=3x108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만약 1g만 에너지로 바뀌어도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할 테죠. 그러니까 크기가 변할 때마다 그 방출되는 에너지를 잡아주지 못하면 힘들다는 것이에요.

 

Q. 물리전공이 아닌 학생들은 잘 이해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 에너지가 얼마나 큰 에너지인지 쉽게 알고 싶어요.

C=3x108이니까 10단위로만 생각해서 1g만 에너지로 바뀌어도 1g=10-3kg이므로 결국 1g의 질량에 1013J(10조J) 정도의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죠.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에너지가 대략 92TJ(= 92,000,000,000,000 J = 92조 줄)이었으니 80kg의 사람이 없어질 정도의 질량이라면 지구가 폭발할지도 모를 정도의 엄청난 에너지가 한번 작아질 때 마다 나오는 거네요. 원자폭탄의 수준을 훨씬 웃도는 에너지양인 거죠. 슈트가 그 에너지를 잡아주지 못한다면 말이 안 되는 얘기에요. 또 거꾸로 커진다고 한다면 반대로 그만큼의 에너지가 있어야지만 돌아 올 수 있겠죠. 결국 슈트가 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가 그 에너지를 그대로 다시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에요. 몇 cm 줄이는 것도 아마 어려울 것인데, 자유자재로 개미만큼의 크기로 줄이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Q. 극 중에서 앤트맨은 작아졌어도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요?

총알처럼 빨리 달리거나 강력한 힘을 내기 위해선 에너지가 필요해요.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슈트가 그런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가 그것을 사용자에게 주어서 그만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총알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겠죠? 하지만 여기서도 또 하나 필요한 조건은 육체인데, 근육과 뼈가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있잖아요. 어느 정도의 근육으로도 우리가 물건을 들 수 있지만 그 한계보다 더 큰 걸 들면 버틸 수 없을 거예요. 그런데 작아지면 뼈와 근육의 밀도가 더욱더 커지니까 그 한계량은 확실히 강해질 것 같아요.

 

Q. 사람이 개미와 소통하는 것이 과연 가능 할까요?

이것은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사람이 상대방과 소통 할 때는 말을 하고 그것을 통해서 고막을 울리고 전기신호로 바꾸어서 뇌로 가져가는 것인데, 이러한 사람의 소통 메커니즘처럼 개미의 메커니즘을 알게 된다면 우리가 초음파를 사용해 돌고래와 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한 것처럼 연구를 통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아직 이런 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것은, 개미를 이용해서 뭔가를 한다는 것의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즉, 연구비용이나 기간에 비해 효용성이 적은 것이죠. 만약 이 기술이 충분한 효용성이 있다면 사람을 작게 하는 것보다는 훨씬 빠른 시일 안에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연구비용이나 기간에 비해 효용성이 적은 것이 문제인 것 같네요.

 

Q. 극 중 앤트맨이 원자보다 작아지는 부분이 있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원자보다 작아진다고 한다면 일단 몸을 구성하는 모든 원자들이 원자 하나의 크기로 합쳐져야겠죠? 작은 일정 부피에 있는 입자의 수를 아보가드로넘버라고하고 그 수는 약 6x1023개에요. 우리 몸에는 적어도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은 원자가 있는 것이죠. 저 엄청난 수의 원자를 하나의 크기로 모아야 하는데 특정 방법으로 모았다고 하다 치더라도 사람이라면 생명유지를 위하여 셀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셀 형태라는 것은 분자가 있고 분자들이 모여서 아미노산과 단백질, 지방과 같은 필수요소들을 이루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것들이 원자크기보다 크다는 거예요. 결국엔 원자크기까지 작아진다고 해도 생명체가 아닌 무기물 같은 것이 되어버릴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Q. 실제로 이러한 기술이 개발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무언가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되었을 때 그 기술이 우리의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견했을 때 그것으로 인해 핵무기가 탄생했을지 몰랐던 것과 같이요. 저는 자연과학을 하는 사람이에요. 자연과학자는 ‘자연이 이렇게 생겼구나!’라는 이미 있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죠. 실질적으로 그 원리를 이용해서 무언가를 발명해 내는 것은 공학자들이예요. 이미 있던 원리를 발견하고 그것에 대한 운용성이 있다면 새로운 발명이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처음 화석연료를 발견하여 쓸 때도 이렇게까지 co2가 문제가 될 지는 몰랐겠지요. 인간이 처음에 볼 때는 '이것이 정말 유용하게 잘 쓰일 것이다'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는 것이에요. 무엇보다 그 기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달린 것 같아요.

 

 

앤트맨 영화 속의 기술은 현실로 이루어지기는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기사를 통해 여러 가지 과학 원리와 영화를 보면서 품었던 의문점을 어느 정도 해결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길 바란다. 앞으로 발명될 수많은 기술들이 어떻게 사용될지는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달려있다. 따라서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인문학 또한 함께 발전해야 할 것이다. 한 부분에 치우쳐서 발전하는 국민*인 보다는 다방면으로 고르게 발전하는 국민*인을 기대한다.

 

 

 

이미지 출처 앤트맨 공식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