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 막대한 상금에 더 예민해진 프로들… 안 풀린다고 ‘신사道’팽개쳐[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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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빈번해진 분노 행동… 왜 ?
클럽 내던지고 혼잣말 욕설 갤러리 다칠뻔한 상황까지
PGA·LIV 상금 경쟁 이후로 작은 실수에도 스스로 폭발 고성능 밀착중계·스마트폰에 대중에 고스란히 노출도 한몫
골프는 전통적으로 동반자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중시해 ‘신사의 스포츠’라고 불렸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프로골프대회에서 선수들의 좌절감이나 감정의 격한 표출 혹은 공격적인 태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올해 남자골프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 첫날 당시 세계랭킹 8위였던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가 15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린 후 그린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충격적인 이 장면은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다. 매킨타이어는 앞선 홀에서도 실수가 나올 때마다 혼잣말로 욕설을 퍼붓거나, 클럽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같은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는 베테랑 골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2번 홀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로 굴러 들어가자 분을 참지 못하고 드라이버로 지면을 세게 내리쳐 부러뜨렸다. 이미 첫 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직후라 가뜩이나 뿔이 잔뜩 오른 상태였다. 매킨타이어는 구두주의에 그쳤지만 가르시아는 마스터스 최초로 공식 경고를 받았다.
LIV 골프에서 활약 중인 호아킨 니만(칠레)은 올해 US오픈에 출전해 1라운드 6번 홀에서 티샷을 두 번이나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으로 보낸 뒤 홧김에 클럽을 내던졌다가 곧바로 행동 강령 위반으로 2벌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패튼 키자이어(미국)가 파 퍼트를 실패한 뒤 미식축구 선수처럼 자신의 퍼트를 차서 하늘 높이 날려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또 어렵기로 악명 높은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된 US오픈에 출전한 셰인 라우리(아일랜드)는 러프 탈출에 실패한 후 갑자기 근처에 있던 방송용 마이크를 클럽으로 내리쳐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고, 다음날에는 파 퍼트를 놓친 뒤 내뱉은 욕설이 그대로 방송을 탔다.
같은 대회에서 윈덤 클라크(미국)는 1타 차로 컷 통과에 실패하자 분풀이로 골프장 클럽하우스의 라커 룸 문짝을 때려부수었다. 1903년 개장한 이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는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유서 깊은 곳이라는 점에서 클라크에게 더 큰 비난이 쏟아졌다.
브룩스 켑카(미국)도 LIV 댈러스 대회 1라운드에서 티샷을 실수한 후 갑자기 드라이버로 땅을 내리치고 이어 티 마커까지 쳐서 갤러리 방향으로 날려 큰 비난을 받았다. 하마터면 갤러리를 다치게 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었다.
최근 언론의 조명을 받은 논란의 행동만 꼽아도 이 정도다. 이 밖에 골프 선수들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최근 들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늘어난 배경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먼저 LIV의 등장과 이에 맞선 PGA투어의 대응으로 골프 대회의 상금 규모가 과거에 비해 막대해지면서 선수들이 플레이 하나하나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엄청난 돈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또 과거 같으면 그냥 묻혔을 선수들의 혼잣말이나 행동들이 밀착 중계와 고성능 마이크, 그리고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대중에게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도 이유다.
이런 무례하고 과격한 행동들은 선수 자신의 경기와 평판도 망치지만 무엇보다 골프라는 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평가와 장기적으로는 어린 선수들과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의 행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골프 당국에서도 벌타와 실격 처리, 징계와 벌금 등의 처벌 강화로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엄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돈이나 명예 등 외적 보상이나 성공에 집착하기보다 자신이 왜 골프를 하는지를 돌아보고 골프에 대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순수한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도록 투어 문화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화를 내면 결국 자신만 손해라는 사실을 깨닫고, 선수들이 스스로 분노를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멘털 코칭이나 분노 조절 교육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