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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카메라로 측정뒤 스윙 교정 ‘藥’… 평균의 함정에 빠지면 ‘毒’[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첨단장비로 스윙 분석

골퍼 체격·스피드 고려 안하고
프로의 자세·동작 비교해 연습
정형화 된 방식 벗어나지 못해

어깨·골반 회전각도 ‘X-팩터’
크기와 비거리 상관관계 적어

 

 

 

 

오래전 골퍼들 사이에서 회자하던 우스갯소리를 하나 소개한다.

스윙할 때마다 상체가 들리면서 자주 뒤땅을 치던 골퍼가 있었다. 당연히 매번 교습 때마다 티칭프로에게 머리를 들지 말라는 지적을 들어야 했다. 하루는 그 골퍼가 어드레스 자세 때 눈에 잘 띄도록 자신의 골프 장갑에 검은 매직으로 크게 ‘머들개’란 글자를 쓰고 연습장에 나타났다. 주위의 사람들이 궁금해 그 뜻을 물었더니 그 골퍼의 대답인즉슨 “머리 들면 내가 개XX다!”였다고. 골프 스윙에서 습관이 된 작은 문제점 하나 고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골프 스윙은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어드레스부터 피니시까지 일련의 동작들이 마치 도미노처럼 정확한 순서와 타이밍에 맞춰 연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자칫 중간에 하나라도 삐끗하거나 조금만 순서가 틀어져도 제대로 공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US오픈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통산 25승이나 거둔 미국의 토미 아머(1896∼1968)는 골프 스윙을 “우아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어색하게 여러 번 몸을 뒤트는 것”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골프 역사상 최고의 볼스트라이커로 꼽히는 벤 호건(1912~1997)조차도 “자연스러운 본능이나 마음이 이끄는 것과 정반대로 해야만 보다 완벽한 스윙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골프 스윙을 보다 쉽고 정확하게 익히기 위한 교습법도 꾸준히 발전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각종 첨단 기술과 장비의 활용이 두드러진다. 날아가는 공의 궤적과 회전을 추적하는 론치 모니터, 스윙할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힘의 크기를 측정하는 지면반력 매트, 몸에 부착하는 동작 센서나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생체역학 분석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전문가의 도움 없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의 스윙을 직접 촬영해 인공지능(AI) 앱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

첨단 장비를 활용한 분석과 교습은 마치 현미경 들여다보듯 스윙의 문제점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지나친 데이터와 분석이 오히려 올바른 스윙 습득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센서나 카메라 등을 이용해 측정된 골퍼의 스윙은 대개 프로골퍼들의 스윙과 비교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통해 문제점을 찾는 것이 보통이다. 티칭프로들은 골퍼에게 그 차이를 알려주며 수치가 줄어들 때까지 교정을 위한 교습과 연습을 병행하게 한다.

하지만 프로골퍼들의 자세와 동작을 분석해 연습의 기준으로 삼는 방식은 자신의 침대 길이에 맞게 모든 사람의 키를 억지로 맞춘 그리스 신화 속 악당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이른바 ‘평균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크다. 골퍼마다 타고난 키와 몸무게 등 신체조건이 다양할 뿐 아니라, 근력과 파워, 스피드, 유연성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X-팩터’다. X-팩터란 백스윙 톱에서 어깨(상체)의 회전 각도와 골반의 회전 각도의 차이를 뜻한다. 예를 들어 어드레스 때 자세를 기준으로 어깨가 90도 회전하고 골반이 50도 회전했다면 이때의 X-팩터는 40도(90-50)가 된다.

프로골퍼들의 경우, X-팩터의 크기가 클수록 장타자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 이론이 소개된 초기만 해도 어깨를 최대한 많이 회전하게 하거나 반대로 골반의 회전을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식의 교습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과학적인 연구 결과 X-팩터의 크기와 비거리는 상관관계가 크지 않았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움직임 대신 자기 능력 범위 이상으로 과도하게 어깨를 회전하거나 인위적으로 골반을 고정하다 스윙이 더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각종 데이터의 범람 속에 이제 골프 연습에서도 ‘최신’이나 ‘첨단’이란 말에 무작정 현혹되기보다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과 옳고 그름을 가려낼 줄 아는 냉철함과 현명함이 요구되는 시대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