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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도 공식이 있다… 자신의 스코어는 ‘95 - (그린 적중률 × 2)’[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겸임교수

■ 최우열의 네버 업 - 네버 인
△ ‘리치오의 법칙’이 주는 교훈

예측정확도는 90% 확률 ±1타
스코어 낮추려면 ‘GIR’ 높여야
퍼트 수 3배에 16 빼는 방법도

아이언샷 한 클럽 길게 고르고
짧게 내려쥐고 백스윙 줄여야
깃대가 아닌 그린 중앙 겨냥을

 

 

 


전 세계 수학자들이 주로 구독하는 ‘매서매티컬 인텔리전서’라는 수학 전문 계간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 공식을 뽑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널리 알려진 수학 공식 24개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공식은 다름 아닌 18세기 스위스의 천재 수학자 오일러의 항등식(eiπ+1=0)이었다.

 

영국 물리학회에서 발간하는 ‘피직스 월드’에서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방정식을 묻는 투표를 한 적이 있는데, 여기서도 오일러의 항등식은 뉴턴의 운동 제2법칙, 피타고라스의 정리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맥스웰 방정식과 함께 당당히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문외한들은 그 의미와 쓰임새를 짐작조차 하기 어렵지만 “자연은 수학의 언어로 쓰여 있다”고 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이탈리아)의 말처럼 이러한 방정식을 통해 인류는 눈으로 쉽게 볼 수 없거나 상상하기 힘든 복잡한 자연의 법칙과 원리를 명쾌하게 이해하고 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골프장마다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 홀, 울퉁불퉁하고 경사진 바닥, 14개나 되는 골프 클럽, 날씨와 바람 등 골프는 다른 운동에 비해 플레이 중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은 복잡한 운동이다.

 

골퍼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 보다 간단하고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공식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물리학의 만유인력 법칙이나 수학의 피타고라스 정리처럼 골프에서도 모든 골퍼에게 통용될 수 있는 공식이나 방정식 같은 건 없을까.

 

1990년 골프의 발상지인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에서는 골프를 과학적으로 해명하려는 전 세계의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제1회 세계골프과학학회를 개최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총 59편이나 되는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당시 미국 컬럼비아경영대학원에서 계량재무분석과 통계학을 가르치던 루시우스 리치오 교수의 논문도 2편 있었다.

 

그중 한 편이 ‘일반 골퍼에 대한 통계분석’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100명이 넘는 일반 골퍼 스코어카드 1000여 장을 회귀분석이란 방법으로 골프 스코어와 가장 관련이 높은 요인을 찾는 것이 주제였다.

 

분석 결과 그린 적중률(GIR)이 가장 강력한 요소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린 적중률은 골퍼가 정규 타수 안에 퍼팅 그린에 공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정규 타수란 해당 홀의 파에서 2타를 뺀 숫자를 말한다. 쉽게 말해 파3홀, 파4홀, 파5홀에서 각각 1타, 2타, 3타 안에 공을 그린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리치오 교수는 이 분석 결과를 토대로 골퍼의 스코어(S)는 95에서 그린 적중률의 2배를 뺀 값(S=95-GIR×2)이라는 공식을 도출했다. 자신이 얼마나 자주 그린을 적중시키는지만 알면 거의 정확히 스코어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명 ‘리치오의 법칙’으로, 이 공식의 예측 정확도는 매우 높아 약 90%의 확률로 ±1타 이내의 오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식에 따르면 80대 타수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최소 3번 이상, 70대 타수를 기록하려면 8번 이상 그린을 적중시켜야 한다. 또 흔히 ‘싱글’로 불리는 골퍼는 라운드마다 절반 정도의 어프로치샷을 그린에 적중시키는 골퍼라고 할 수 있다. 리치오 교수는 퍼팅 역시 그린 적중률 못지않게 높은 스코어 예측력을 가진 것을 발견하고 추가로 스코어는 퍼트 수(P)의 3배에서 16을 뺀 값(S=P×3-16)이라는 공식도 제시했다. 최근에는 두 가지 공식을 하나로 합쳐 예측 정확도를 더 높인 공식(S=58-4/3×GIR+P)까지 발표했다.

 

이 공식이 주는 교훈은 단순하다. 만약 자신의 스코어를 낮추고 싶다면 그린 적중률을 높이라는 것이다. 한 자릿수 핸디캡의 고수인 리치오 교수는 주말 골퍼를 위한 전략도 조언했다.

 

먼저 더 자주 페어웨이로 공을 보낼 수 있게 티샷의 정확도를 높이고, 아이언샷도 한 클럽 길게 선택한 뒤 짧게 내려 쥐고 백스윙을 줄여 스윙하고, 깃대가 아닌 항상 그린 중앙을 겨냥하라는 것이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스포츠심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