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 [글로벌 포커스] 자민당 압승과 일본의 진로 / 이원덕(일본학과)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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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덕(일본학과)교수
2026년 2월 실시된 일본 총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316석을 획득하며 역사적인 압승을 거뒀다. 이는 총 465석 가운데 3분의 2를 넘는 의석으로, 1955년 자민당 창당 이후 최대 규모다. 여기에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의 의석까지 더하면 여권은 352석을 확보해 압도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 반면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결성한 중도개혁연합은 49석에 그쳐 사실상 궤멸적인 패배를 경험했다. 이러한 결과는 일본 정치가 기존의 ‘유연한 다당제’에서 ‘자민당 우월정당 체제’를 넘어 ‘자민당 1강 체제’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한 자민당은 참의원의 반대가 있더라도 재의결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어 다카이치 정권은 최강의 입법 권력을 확보하게 됐다. 자민당 압승의 첫 번째 요인은 다카이치 총리 개인의 매력과 리더십이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서민 출신의 이미지,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언변, 적극적인 소통 방식은 기존 정치인의 권위적 이미지와 대비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개인적 매력은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층과 여성 유권자를 선거에 참여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한 온라인 선거전이 결합되면서 이른바 ‘다카이치 팬덤’ 현상이 형성됐다.
둘째, 선거 전략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3개월 만에 중의원을 전격 해산하고 단 16일이라는 일본 역사상 가장 짧은 선거 기간 속에서 총선을 치렀다. 이는 준비가 미흡했던 야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동시에 그는 이번 선거를 사실상 ‘다카이치냐 정권교체냐’라는 총리 신임투표 성격의 선거로 규정해 유권자들에게 명확한 선택을 요구했다. 반면 야권은 급조된 통합 세력으로 조직과 메시지가 정비되지 못했고, 지도자와 정책 면에서도 유권자의 기대를 끌어내지 못했다.
셋째, 정책 공약과 의제였다. 자민당은 ‘강한 일본, 풍요로운 국가’라는 구호 아래 적극 재정, 전략산업 육성, 그리고 식료품 소비세 2년 면제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또한 안보 분야에서는 자위대 명기 개헌, 방위비 확대, 국가정보기관 설치, 스파이방지법 제정, 무기 수출 확대 등 일본을 군사적 보통국가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을 강조했다. 이러한 강한 국가 비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적 압박과 중국과의 안보 갈등, 희토류 금수 조치 등 대외 위기의식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유권자의 폭발적 지지를 얻었다.
자민당 압승 이후 출범한 제2차 다카이치 내각은 최소한 2028년 참의원 선거까지 안정적인 정치 기반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안보 분야에서는 방위비 확대와 군사력 강화가 추진될 전망이며, 정보기관 창설과 관련 법제 정비를 통해 국가안보 체계를 강화하려 할 것이다. 경제 정책에서는 ‘사나에노믹스’로 불리는 적극 재정과 국가 주도 산업 정책을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양자기술, 에너지 등 전략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정책은 한국과의 산업 경쟁을 촉발할 수 있지만 동시에 공급망 협력과 경제 협력 확대의 기회도 제공할 수 있다. 한편 역사 인식 문제와 관련된 외교 마찰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자민당 내 보수 세력이 강화되면서 과거사 문제와 영토 문제를 둘러싼 갈등 재연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한·일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상 간 셔틀 외교와 당국 간 협의를 통해 갈등을 예방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독도, 위안부, 강제징용 등 역사 문제에서 돌발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외교와 전략적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