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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업인의 '본능'을 깨워라 / 강신돈 (경제) 교수


최근 우리나라는 극심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본이 중학교 사회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는 망동을 부리고,금강산을 관광하던 우리 민간인이 피격 사망하는 등 일본,북한과의 관계가 과거 어느때보다 악화된 상태다. 그런 가운데 대내적으로는 내수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급등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마저 우려되는 경제위기 국면에 직면해 있다. 더구나 고유가 및 미국발(發) 신용경색 여파로 경제주체들의 심리마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특히 출범 당시 7% 경제성장률 달성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에 최근의 국내외 경제상황은 참으로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난관을 미국 경기침체와 원자재가 급등,고유가 등의 외부 요인으로 치부하면서 경제 여건이 다시 좋아지기만을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일이다.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제주체들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는 일일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정부는 세제 완화,신용불량자 대사면(大赦免) 등을 통해 소비심리 개선에는 적극 나서고 있지만,상대적으로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촉진시키려는 노력은 아직 미흡해 보인다. 여러 층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쌓이는 악재들에 의한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책 마련을 통한 소비 진작도 필요하지만,기업들의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유도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 나가는 게 긴요하다. 특히 경제위기 속에서 기업의 투자 확대는 향후 고용 증진을 통한 소비 확대를 유발함으로써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경영 여건의 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보장하고 과감한 투자 확대를 유도할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초부터 내세웠던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좀더 구체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들의 투자 결정에는 무엇보다 경영자의 결단이 중요한 만큼 경영자들의 기(氣)를 살려줄 수 있는 방안마련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최근 여러 가지 사안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경영인들이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경영인들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이윤 추구 행위를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 경제의 경영자라고 할 수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신뢰와 관용을 베풀 필요가 있다. 지난 2월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각종 정치ㆍ경제적 난관에 부딪치면서 현재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어느 정권이나 집권 초기에는 국민에게 새로운 국정목표와 개혁과제를 제시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게 마련이다. 정부 출범 이후 아직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대한 평가를 가지고 임기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가 아직 시험 문제를 다 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점수를 매길 수는 없지 않은가. 그보다는 이명박 정부가 여전히 국정 운영에서 의욕과 열정이 넘치는 만큼,출범 당시 이명박 정부에 보냈던 높은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좀 더 인내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국가와 기업,양대 축의 경영자 모두에게 힘을 실어줄 때다.

원문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15&aid=0001989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