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박휘락의 안보백신] 한중관계, 속국의식 굴종의 허상 / 박휘락(정치대학원)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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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의 안보백신]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오만이 문제
[박휘락 부교수(국민대 정치대학원)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며칠 전 방한하여 보여준 언행은 한중관계에 대한 냉정한 현실을 상기시켜 줬다. 명나라나 청나라가 조선을 대하는 것과 유사한 언행을 보였기 때문이다. 조선말에 조선을 도운다는 명분으로 파견되었지만 오히려 조선에 대한 오만한 내정간섭을 일삼은 원세개를 상기시킨다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왕이는 대통령, 외교장관, 주요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하여 한국에게 한미동맹에서 벗어나 중국편에 설 것을 종용했고, 불과 3-4일 전에 오찬 일정을 잡으면서 친중인사 100명을 갑자기 초청하기도 했다. 역사를 통하여 무수하게 전해지는 안하무인격인 중국 사신의 행태와 너무나 유사하지 않는가? 왕이는 2019년 12월 5일 문대통령은 만나서도 오만한 언사를 지속하였다. 그는 북핵 문제해결 협조나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문제에 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은 채 대통령의 면전에서 “현재 일방주의, 강권 정치가 국제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판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나의 면전에서 내가 가장 친하게 생각하는 친구를 비난한다면 내가 어떤 기분일까? 그것은 나의 친구를 욕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다. 왕이는 전날인 12월 4일 서울 외교청사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고 자신의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며 남에게 강요하는 것을 반대한다. 물론 다른 나라의 내정 간섭에도 반대한다”라면서 미국을 비판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이 말은 중국이 한국에게 하는 행동을 그대로 표현한 것 아닌가? 중국이 오로지 덩치만 크다고 한국을 괴롭히고, 북핵 대비를 위하여 필요한 주한미군의 사드(THAAD) 요격미사일도 배치하면 안된다고 내정간섭한 것 아닌가? 한국 관리의 굴종은 더욱 문제 더욱 국민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만든 것은 그렇게 오만불손한 왕이를 대하는 한국 관리와 주요 인사들의 태도이다. 이들은 역시 역사책을 통하여 들은 조선시대의 관리들처럼 굴종적이었다. 이들은 왕이의 오만불손에 대한 불쾌감도 나타내지 않았고, 오히려 그가 불편해 할까봐 성심을 다하여 섬기는 태도를 보였다. 명나라와 청나라 대신이 왔을 때 환대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는 조선시대 관리들과 많이 다른가? 왕이에 대하여 중국 비행기의 영공침범 불허,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의 철저한 시행,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지원 자제 등을 요구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어떤 인사는 “중국의 핵우산”에 들어가는 것까지 언급했다고 하니 정말 기가막힌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언제부터 중국이 우리의 상전이 되었고, 누가 그렇게 결정했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과 현 정부에게 묻고 싶다. 지금까지 주장해온 “자주”가 겨우 미국 대신에 중국에 줄서는 것이었는가? 미국에 대해서는 온갖 비협조적인 언사를 말하면서 중국에 대해서는 불편한 말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게 “균형외교”인가? 중국에게 사드도 추가로 배치하지 않겠다, 미국과의 미사일방어도 협력하지 않겠다, 한미일 안보협력도 증진하지 않겠다는 소위 “3불”을 약속하였는데, 이 대가로 얻은 게 무엇인가? 중국 눈치를 봐서 성주에 배치되어 있는 사드도 제대로 가동시키지 않고 있는 것인가? 속국의식에서 벗어나자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미국의 국무장관 중에서 왕이처럼 행동한 사람이 있었는가? 미국이 우리에게 중국편을 서지 말고, 미국편에 서라고 강요한 적이 있는가? 우리는 우리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는 방자하고, 강압적인 사람에게 오히려 굴종적인 것 아닌가? 만약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번의 왕이와 같은 언행을 했다면 우리 언론은 그를 비난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우리 관리 중에는 그의 무례를 꾸짖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그러한 사실을 언론에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번 왕이에 대해서는 꾸짖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가? 우리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어째서 중국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마음에 있는 대로 말하는가? 중국은 법치국가가 아니니 나쁜 말하면 누군가가 해꼬지를 할 것 같고, 미국은 확고한 법치국가이니 우리가 아무리 나쁜 말을 해도 해꼬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아닌가? 그렇다면 비겁한 것 아닌가? 우리의 지식인들이 이 정도의 용기도 없는가? 중국의 시진핑은 2018년 3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한국은 천년 동안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소개했다고 한다. 이 말에 대하여 당시 한국 외교부는 그렇지 않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 정부가 중국을 대하는 것을 보면 시진핑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동맹국인 미국의 사드를 한국이 배치하는 데 왜 중국의 눈치를 보는가? 왜, 한국은 사드도 추가배치하지 않고, 미국과 미사일방어협력도 하지 않고, 일본과의 안보협력도 추진하지 않겠다고 중국에게 약속해야 하는가? 왜, 일개 외교부장이 대통령 앞에서 우리 동맹국인 미국을 비판하도록 하고, 주요인사들을 일방적으로 불러서 훈시하도록 하는가? 부정하고 싶겠지만, 적지 않은 국민들은 과거 조선시대에 명나라나 청나라를 섬겼던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은 상국, 대국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니 중국이 아무리 잘못해도 아무 말도 못하고 참고 있는 것 아닌가? 수천년 동안 중국의 영향권 하에서 살아오는 과정에서 우리도 모르게 속국으로서의 멘탈리티를 갖게 된 것 아닌가? 한미동맹의 기적을 상기하자 현 정부 인사들의 미국에 대한 기본적인 기조는 “미국에 대하여 ‘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고, 미국의 방위비분담 요구에 대하여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것을 잘하는 것이라고 자랑하는 것 같다. 그런데 중국에 대해서는 ‘No’라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역사적인 사대주의가 너무나 깊게 우리의 마음속에 박혀 있는 것 아닌가? 역사를 되돌아보자. 우리가 중화주의를 인정하면서 ‘사대교린(事大交隣)’의 정책을 시행해서 잘된 결과가 무엇이 있는가? 몽골 때부터 시작된 공녀(貢女) 제도, 즉 한국의 처녀를 중국에 바치는 제도는 명나라 때도 지속되었다. 청나라한테 병자호란에서 패배한 후에는 60만명의 국민이 중국에게 끌려가기도 했다. 한말에 청나라 군대가 조선을 지원한다면서 들어왔지만 원세개가 거들먹거리면서 내정간섭만 일삼았을 뿐 조선을 지켜주지 못했다. 조선시대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로 인하여 중국에게 하대받고, 중국에게 국민을 바치게 된 것 이외에 잘 된 것이 무엇이 있는가? 국민들을 중국인들에게 멸시받게 버려두면서 왕조의 안전만 보장받은 것 아닌가? 반대로 한미동맹의 성과를 상기해보자. 한미동맹을 국가전략의 기조로 설정한 이래 한국은 민족역사상 가장 번영된 나라로 탈바꿈하였다. 한미동맹으로 인하여 공산주의로부터 우리 국토를 지킬 수 있었고, 한미동맹으로 인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뤄서 G20의 대열에 서게 되었다. 수천년을 중국과 함께 지내면서도 이룩하지 못했던 것은 물론이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성과가 70년 동안의 한미동맹에 의하여 가능해진 것이다. 중국에 대한 허상에서 벗어나자 2008년도에 한국은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맺었는데, 당시 한국은 이것을 계기로 한중관계가 대폭 개선되는 것은 물론이고, 안보분야에서도 중국의 적지 않은 협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동반자관계를 체결한 2년 뒤인 2010년 3월에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과 11월에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 때 중국은 아무런 변화도 보여주지 않았다. 중국은 도발한 북한을 일방적으로 옹호하였고, 유엔에서 결의안도 나오지 못하도록 방해하였으며, 한국을 배려하는 발언은 전혀 없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면 한국은 미국의 사드 요격미사일이라도 빨리 배치해야 하지만, 중국은 그것이 그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면서 사드 배치를 허용하지 않도록 한국을 압박하였고, 그들 뜻과 다르게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자 상당한 무역제제를 가하기도 했다. 도대체 중국과 협력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현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중국의 협력을 얻어내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현실은 그러한 기대와는 전혀 다르다. 지금까지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의미있는 노력은 전혀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원해왔고, 지금도 유엔 경제제재의 허점을 잘 활용하여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중국과의 안보협력은 근본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남북한이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의 동맹국이기 때문이다. 남한에 대한 적화통일 야욕을 버리지 않으면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북한과 중국이 동맹국인데 어떻게 한국과 중국의 안보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인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서 보듯이 평소에는 덕담을 하다가도 유사시가 되면 중국은 북한편을 들 수밖에 없다. 만약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상의할 경우 중극은 이를 허용할 뿐만 아니라 6.25전쟁 때처럼 북한을 지원하기 위하여 군대를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중국과의 균형외교를 통하여 미국으로부터 자주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한미동맹을 너무나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다가 미국이 한국을 포기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미국이 6.25전쟁의 애치슨 라인처럼 한국을 포기하면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결정함으로써 한미동맹을 형식화해버릴 경우 우리는 북한에 의한 침략을 걱정해야한다. 안보는 지적유희로 이렇게 저렇게 시험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안보를 도박하지 말자 70년의 역사를 통하여 한미동맹은 그 유용성이 너무나 확실하게 입증되었다. 현재의 북핵 위협에 대응하려면 핵무기가 없는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핵전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이외에 북핵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겠다고 말하는 나라가 있는가? 중국이 이와 비슷한 말이라도 한 적이 있는가? 우리의 생존을 생각한다면 한미동맹을 국가전략, 국가안보전략, 국방전략으로 채택하지 않을 수 없다. 친중인사들에게 요구하고자 한다.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자주라고 말하지 말라. 더욱 극심할 뿐만 아니라 무책임한 사대주의일 뿐이다. 미국과의 동맹으로 자주성을 침해받은 것이 얼마나 되는가? 유럽의 나토국가나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맺었다고 하여 비자주적이라고 비판되는가? 역사를 보고서도 깨닫지 못했는가? 조선시대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를 통하여 얻는 것은 핍박이고, 남는 것은 수치이지만, 최근 70년 한미동맹을 통하여 얻은 것은 자유와 번영이고, 남는 것은 G20이라는 높아진 국격이다. 친중인사들에게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중국에 의존하여 우리 안전을 보장하려는 방식은 현실적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너무나 위험하다. 위험한 도박은 그만하라. 도박을 하려면 여러분이 갖고 있는 돈이나 집을 갖고 도박하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여러분의 소유나 여러분이 멋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국가안보를 도박하는 공무원은 공무원이 아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원문보기: http://www.economytalk.kr/news/articleView.html?idxno=202000#07AG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본교 소속 구성원이 직접 작성한 기고문이기에 게재하였습니다. 출처 : 이코노미톡! 뉴스|2019-12-10 08: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