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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두 개인전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로댕의 명작을 재해석한 작품부터 ‘팝저씨’ 문화를 반영한 작품까지. 천재 아티스트 정연두(시각디자인학과 교수)를 만났다.

미술계에서 ‘제2의 백남준’으로 불리는 작가 정연두가 6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서울대 조소과와 영국 런던대학을 나와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인 정연두는 줄곧 도전적인 작품 활동을 하며 미술계에서 각광받는 작가다.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3개월에 걸쳐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공들인 신작 2점을 포함해 총 50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로댕의 ‘지옥의 문’이 눈앞에 펼쳐진다. 단테의 [신곡] 중 ‘지옥’ 편을 청동으로 조각한 로댕의 일곱 번째 에디션이다.

‘지옥의 문’ 앞에는 주로 게임에서 많이 사용하는 ‘오큘러스 리프트’라는 특수 안경이 설치돼 있는데, 정연두 작가의 작품 ‘베르길리우스의 통로’를 보기 위해서는 이 특수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안경을 착용하고 작품을 바라보면 비로소 3D로 재현된 실제 모델들의 모습이 보인다.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취미로 사진을 찍는 것에서 착안해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됐어요. 이 작품을 통해 관객은 결국 특수 안경을 쓰고 있는 한 사람이 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시각장애인과 같은 모습의 그 사람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것이지요.”

그의 또 다른 신작 ‘크레용팝 스페셜’은 걸그룹 크레용팝의 중년 아저씨 팬층인 ‘팝저씨’들과 함께 기획한 작품이다. 길거리 공연을 하며 꿈을 키워온 크레용팝만을 위한 무대가 전시장 한편에 설치돼 있다. 크레용팝의 노래 ‘빠빠빠’에 맞춰 응원 구호를 외치는 팝저씨들의 목소리가 전시장을 가득 메운다.

“저 역시 40대 중년의 아저씨로서 크레용팝을 응원하는 팝저씨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감동스러웠습니다. 팝저씨들은 섹시하거나 예쁜 가수가 아니라 여동생 같은 가수들을 응원하면서 그들이 유명해지는 것으로 자신이 만족감을 느낍니다. 어찌 보면 우리 나이 또래 남자들의 사회에 대한 외침인 셈이지요.”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룬 ‘베르길리우스의 통로’부터 중년 남성들의 팬덤을 다룬 ‘크레용팝 스페셜’까지. 작가가 이번에 내놓은 신작 두 점은 묘하게 대비를 이룬다.

작품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6월 8일까지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