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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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고등학생 가르치는 총장님! / 현승일 전 총장


'현승일 전 국민대 총장의 교육사랑'풍부한 경험 영어로 수업 철학·사회학도 가르칠 계획"끝까지 교육에 헌신하고픈 꿈 교육봉사로 이룰 터"

"대학생들만 상대하다가 느지막이 고등학생들을 가르쳐보니 제가 더 신이 납니다."

대구 북구 경상고와 경상여고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 특별한 선생님에게 영어수업을 받고 있다. 영어특강이 있은 지난 25일, 영어단어가 빽빽이 쓰여진 칠판 앞에서 교장선생님 같은 인상을 풍기는 한 중년남성이 30명의 학생들과 쉴새 없이 영어로 문답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는 간간히 학생들의 대답에 "Good!"을 외치며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날 학생들 앞에 서 수업을 진행한 주인공은 지난 2000년까지 국민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다 퇴임한 현승일(66)씨. 그는 지난 16대 국회에서 국회교육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 20대 젊은 시절 외국에서 10여 년 간 공부했던 경험도 있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그가 이곳에서 영어수업을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자신의 고향에서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며 마지막까지 교육에 헌신하고픈 꿈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매주 KTX를 타고 서울과 대구를 오가는 번거로움도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또 수업시간에 사용할 교안도 직접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경상고등학교 권희태(75) 교장은 "대학 총장 출신 선생님이 무료로 고등학생들을 위한 특강을 한다는 자체가 지역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 전 총장은 이 두 고교에서 학생들의 보충수업시간을 이용해 각각 1시간씩 수업을 하고 있다. 학교별로 학년에 상관없이 수강을 희망하는 30여명의 학생들이 특강에 참여하고 있다. 영어수업이지만 회화를 비롯해 앞으로 철학, 사회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계획이다.

박상홍(17·2학년)군은 "선생님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법보다는 실생활 위주의 영어강의를 해주기 때문에 아주 흥미진진하다"며 "벌써부터 다음 수업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현 전 총장의 앞으로의 바램은 퇴직을 앞둔 다른 교사, 교수들과 함께 힘을 뭉쳐 지금과 같은 교육봉사활동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다. 현승일 전 총장은 "요즘 사교육비가 너무 비싸 학부모들의 걱정이 많은데 이를 해소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퇴임을 앞둔 다른 교수들과 뜻을 모을 수 있다면 그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3&aid=0001958285
출처 : 조선일보 기사입력 2008-04-29 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