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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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원학회 초대회장에 정만조(국사) 교수

최초의 사액서원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

유교문화권으로 공히 ‘서원(書院)’을 갖고 있는 한국·중국·일본의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원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서원을 주제로 한 최초의 국제학술대회인 셈이다. 국학진흥원 연구기금 지원으로 한국 서원 관련 자료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을 하고 있는 국민대 한국학연구소(소장 지두환)가 23일 개최한 ‘동아시아 서원연구의 현황과 과제’ 국제학술대회에서다.

한·중·일의 서원은 같으면서도 달랐다. 성균관에 대비되는 사립교육기관인 한국의 서원과 달리 중국의 서원은 관학의 성격이 짙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의 ‘악록서원(岳麓書院)’ 주한민(朱漢民) 원장은 중국 서원의 역사를 소개했다. 악록서원은 976년 창설돼 주자(朱子)와 왕푸즈(王夫之), 량치차오(梁啓超), 마오쩌둥(毛澤東) 등이 수학했으며 지금은 후난대학교 내 대학원으로 남아 있다.

주원장은 “중국 서원은 당나라 때 장서 기능을 갖춘 관설 기구로 시작해 북송 때 전국에 확산됐다”며 “청대의 옹정제, 강희제 때에 이르러 조정에 의한 적극적인 서원정책에 따라 서원의 관학화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현재 남아 있는 중국의 서원은 3,000여곳으로 한국(1,000여곳)보다 많다.

일본은 한국, 중국과는 또 다른 의미의 서원을 갖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여대 난바유키오(難波征男) 교수는 “일본에서 서원은 19세기 이후 지방의 많은 번(蕃)에서 생겨난 번교(蕃校)와 향교(鄕校), 문자학습과 산술을 중심으로 하는 초등교육의 사자실(寺子室), 한학과 의학, 양학 등의 전문교육을 행하는 사숙(私塾)과 가숙(家塾) 등을 총칭한다”고 말했다.

정순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한국 서원의 건축 구조가 강학공간과 제향공간으로 나뉜 것은 ‘학(學)’과 ‘도(道)’의 세계를 어떻게 논리적으로 연결시킬까 하는 유가 공부론의 핵심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자리를 빌려 한국서원학회도 출범했다. 초대회장에는 서원자료 DB 구축팀장인 정만조 국민대 사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손제민기자 jeje17@kyunghyang.com

출처 : [경향신문 2006-11-23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