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국민인! 국민인!!

평범한 주부, '연 76억 매출' 올리는 생활한복업체 CEO가 되다 / 김남희 (의상87)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이제는 연 76억의 매출을 올리는 생활 한복 업체를 이끄는 당찬 CEO가 된 조형대학 동문의 이야기가 방송되었다.
한땀한땀 정성이 담긴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생활 속으로 끌어오기 위해 오늘도 우리 옷 연구에 여념이 없는 (주)돌실나이의 김남희 대표의 이야기다

'돌실나이'는 전남 곡성의 석곡 마을에서 나는 최상의 특산품인 삼베의 이름, 또는 그 삼베를 만드는 기술을 일컷는 말로, 석곡에서 나는 실이라 하여 '돌실'이라 하고 여기에 '만들다', '짓다'의 옛 표현인 '낳이'가 합쳐진 말이다.

또한 '돌실나이' 브랜드에는 우리 옷 문화에 대한 전통을 만들고 이어가는 분들에 대한 경외감으로 그들처럼 되고 싶다는 바람을 담겨 있으며, 우리 옷 돌실나이가 문화의 전통을 이어가는 분들의 뜻을 생각하며 잊혀져가는 우리의 한복을 되살려 보다 편하고 멋스럽게, 늘 즐겨 입을 수 있는 일상 속의 '우리옷 문화'를 일구어가는 브랜드가 되길 소망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돌실나이의 옷들

사진 출처 : 돌실나이 홈페이지 (http://dolsilnai.co.kr)             

 

해당 방송은 7월 28일 오전 5시 30분 MBN 'The CEO' 프로그램에 방영되었습니다.

방송 주요 인터뷰 내용

Q: 생활 한복은 어떤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A: 제가 막 대학생이 되었을 때 6월 항쟁이 일어났어요. 제가 대단한 사회 운동가는 아니었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최소한 이기적이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며 저는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인가’ 를 고민했죠.

그러던 중 대학교 3학년 때 저를 한 번 더 바꾸어 놓은 것이 있었어요. 바로 ‘전문화 운동’이라는 것이었죠. 환경, 교육, 여성, 장애인, 동성애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문화된 지식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간다는 시민운동이었어요. 저는 한복을 가지고 우리 전통 문화를 생활에 끌어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기존 한복문화가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A: 문제점까지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있었죠. 사실 우리 한복을 사랑하고 그걸 업으로 하고 계신 분은 굉장히 많아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대부분 이게 생활화된다기보다는 어떤 특별한 예복으로 입는 날이 되어 버렸죠.

그러다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우리 한복이 다른 세계에 있는 옷이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일반 대중이 평상시에도 일상복으로 입기에 손색없는 옷으로 끌어내 올 수는 없을까?’ 그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죠.

Q: 그리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신 건가요?
A: 네. 저는 특히 전통이 깃든, 수수하고 소박한 옷을 만들고 싶었어요. 반트임 속저고리, 조끼, 바지 등을 만들어서 여러 업체에 납품을 했죠. 처음에 거래처 분들 반응이 정말 별로 였어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너희들이 나한테 나중에 옷 달라고 사정할 날이 올 거다.’ 이런 말 하면 친구들이 피식피식 웃고는 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런 날이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그런 날이 온다고 믿었어요. 그 꿈을 꾸는 사람만이 그 꿈을 잡는 거죠.

Q: 시장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A: 시대적인 수요와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한 1년 정도 있으니까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으니까요. 전성기 때는 쏟아지는 주문에 수작업 하는 것이 어려워져 협력 공장을 두고 옷을 만들 정도였어요. 또, 당시 문화체육부가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을 ‘한복 입는 날’로 지정해서 이것이 국민적인 붐으로 이어졌어요.

하지만 이렇게 시장이 자꾸 커지다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났어요. 생활 한복 업체들이 우후주순 생기면서 나중에는 덤핑으로 생활한복을 싸게 파는 업체들이 쏟아졌죠.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 한복은 저급한 옷이라는 고정 관념이 생겨서 그것을 탈피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Q: 위기를 어떤 방법으로 돌파하셨습니까?
A: 생활한복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저희는 ‘아회’라는 고급 브랜드를 내놓음으로써 돌파하고자 했어요.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었죠. 소재는 100% 고급 실크만을 사용하고 품질과 디자인, 그리고 가격을 전보다 한 단계 끌어올렸죠. 시장의 반응은 좋았어요.

하지만, 이 브랜드가 저의 성향과는 잘 맞지 않았어요. 평소 수수하고 소박한 생활 한복을 지향했던 제가 고급 한복을 만들기 시작하고 보니 한복을 만들면서도 행복하지 않았죠. 가위질을 하면서도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갔어요. 긴 번뇌 끝에 깨달은 것은 저란 사람이 만들고 싶은 옷은 입기에 ‘쉽고 만만한 옷’이라는 것이었습니다.

Q: 다시 돌실나이로 돌아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셨다고?
A: 생활 한복을 보고 ‘유행이 지나서 회사가 안 된다.’는 말이 많았어요. 저는 그런 말을 믿지 않았어요. 문제는 내부에 있고, 내부의 문제를 제가 찾아서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대중이 원하는 것들과 우리의 것을 어떻게 접목할지 많은 고민을 했죠. 일단 디자인을 대폭으로 수정했어요. 현재 가지고 있는 옷들과 코디해서 입을 수 있게 말이에요.

그리고 전국 대리점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실재료비만 받고 직접 인테리어를 다 해주었어요. 지방까지 직접 다니면서 기획부터 실제 인테리어까지 제 손을 거쳐가지 않은 것이 없었죠. 그것을 계기로 대리점 점주들과 보다 가까워 질 수 있었고, 현장의 상황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죠.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A: 현재 ‘찾아가는 한복’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초, 중학교 학생들에게 한복 예절 교육을 시키고 있어요. 또한, 작년에는 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저희가 만든 품새 경기복이 세계태권도연맹의 공식 승인을 받기도 했어요.

저의 최종 목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 사랑하는 그런 우리 옷을 만드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 사람들이 우리 옷을 사랑하게 할 수 있을까?’, ‘우리옷을 입는 것을 어떻게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게 할 수 있을까?’ 매일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